이번 글에서는 프로페셔널 PPT vs. 일반 PPT를 가르는 중요한 포인트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상위 1% PPT’ 보고서를 만들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아래 내용도 절대로 놓칠 수 없겠죠?
프로페셔널 PPT: 개요
제가 이번 글에서 보여드릴,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같이 만들어 볼 아웃풋의 예시를 먼저 간단히 보여드리면 여기 보이시는 아래 슬라이드들과 같습니다.

보시면 전략·기획 분야에서 사용하는 PPT는 그 나름의 스타일이 명확하게 있다는 걸 딱 눈으로 보셔도 아실 수가 있으실텐데요. 같은 전략·기획 분야의 PPT라고 하더라도 이 자료 예시들처럼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또 조금씩 다르게 구성이 될 수가 있습니다. 잘 보시면 전체적인 레이아웃, 디자인, 안에 들어가는 컴포넌트 등이 다 조금씩 다르죠. 이렇게 같은 전략·기획 분야 PPT라고 하더라도 상황에 맞게 배리에이션을 줄 수도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 상황과 목적별로 왜, 어떻게 다른 것이며 언제 어떤 방식으로 그리는 것이 좋을까요? 여기에 대해 딱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여러분들이 감을 잡으실 수 있을 정도의 대략적인 설명은 좀 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프로페셔널 PPT: 컨설팅

일단 먼저 가장 전형적인 컨설팅 PPT 스타일을 살펴볼까요? 딱 보시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빡빡하게 생겼죠. 디자인도 막 아기자기하고 화려하고 예쁜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엄청 건조하고 각진 느낌의, 색깔도 굉장히 절제해서 사용한 그런 느낌이 딱 들죠. 컨설팅 PPT는 전체적인 구조도 일반적인 PPT 문서랑은 좀 다르게 생겼습니다.
일단 맨 위에는 길게 줄글로 메시지를 적죠. 보통 우리가 PPT 문서 만들면 맨 위에는 그냥 제목 한두 단어로 간단하게 넣잖아요. 근데 컨설팅 PPT는 보통 맨 위에 이렇게 줄글로 핵심 메시지를 적습니다. 이걸 Tagline이라고 불러요. 그 다음 아래에는 이제 그 Tagline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내용들이 들어가죠. 보면 되게 빡빡하게 이런저런 내용 다 들어간 것 같은데, 그렇다고 또 그냥 아무 내용이나 막 쑤셔넣으면 안되는게 컨설팅 PPT이기도 합니다.
슬라이드 중간에 들어오는 내용은 위에 있는 Tagline을 뒷받침하는데 필요한 가장 핵심적인 내용들 중심으로 구성이 되어 있어야 해요. 괜히 빡빡하게 보이고 싶어서 괜히 막 필요하지도 않은 내용들 우겨넣으면 나중에 혼납니다.
그리고 맨 아래에는 자료 출처, 페이지 번호 같은 것들이 들어가있죠. 컨설팅은 한 기업이나 조직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문서이니만큼 신뢰할 수 있는 정합성 있는 데이터들로 잘 구성하는게 정말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들도 잘 적어주는게 필요합니다. 또 본문에서는 자질구레하게 다 설명할 수 없는 거들을 여기에 주석으로 적기도 해요.
또 컨설팅은 정량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백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대부분의 슬라이드에 차트가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차트를 잘 이해하고 적재적소에 사용할 줄 아는 능력이 무척 중요한데요.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배울테니까 ‘아… 나 차트 잘 쓸 줄 모르는데‘하면서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걸 배우려고 이 강의를 듣는 거니까요.
프로페셔널 PPT: IR 자료

그 다음에 보여드리는 투자 유치용 IR 자료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투자 유치용 IR 자료는 기본적으로 컨설팅 PPT와 비슷한 구조로 생겼어요. 그런데 일단 몇가지 특징이 있는데 컨설팅 문서는 기본적으로 엄청 건조하고 딱딱하게 생겼다고 하면 투자 유치용 IR 자료는 기업의 스테이지나 규모, 이미지 등에 따라 좀 더 디자인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 하나가 있습니다.
똑같이 PPT Deck을 만들어도 기업 이미지·브랜딩 등을 반영한 디자인을 할 수 있다면 좀 더 좋겠죠. 그리고 아직 규모가 작은 초기 기업이라고 하면 이렇게 꼭 컨설팅 PPT처럼 빡빡하고 딱딱하게 디자인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작은 스타트업들은 좀 더 말랑하고, 더 정성적이고, 좀 더 비전 중심의 PPT를 만드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고요.
아직 자리를 막 잡아나가면서 좋은 제품을 만들고, 고객들을 모집하기 바쁜 스타트업이 예쁜 PPT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 것도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좋아보이지 않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반대로 기업 규모가 수백-수천억을 넘어가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자료에 좀 힘을 줘서 만들어야 합니다.
왜냐면 그때부터는 투자 규모가 막 최소 수십억, 많으면 수백-수천억은 금방 넘어가거든요. 이렇게 많은 돈을 투자할 때는 당연히 그에 따른 충분한 자료와 검토가 필요하겠죠. 그래서 투자 유치용 자료는 초기 기업일수록 덜 빡빡하고 디자인 신경 좀 덜 써도 되지만, 성숙 기업이 될수록 컨설팅처럼 더 완성도 있고 힘이 들어간 문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 기억해두시면 좋겠습니다.

이렇게만 말씀을 드리면 좀 감이 안 오실 수도 있으니까 예시를 좀 함께 살펴볼까요. 이거 혹시 어느 회사의 투자 유치 자료일까요?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아마 정답을 맞추셨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바로 지금은 전 세계 숙박 산업을 재편하고 기업가치 100조 원을 넘긴 에어비앤비의 초기 투자 유치 문서입니다. 놀랍죠?
이 자료는 에어비앤비의 극초기 단계 투자 유치 문서라고 알려져 있는 문서인데 PPT가 정말 심플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렇게 앞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팀에 인력도 적고, 사업을 초기에 안착시키는데 많은 시간을 쏟아 부어야 하는데다, 상대적으로 투자금 규모도 적고 뭐 이런저런 이유로 이렇게 상대적으로 같은 투자 유치 문서라도 가볍게 만들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잘 살펴보면 중요한 내용이나 숫자는 다 있죠. 다만 내용의 디테일이나 구성, 디자인 같은 것들은 무척 러프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건 로고만 봐도 아시겠죠? 지금은 직업, 커리어 분야에서는 가장 앞서 있는 소셜 서비스인 링크드인의 투자 유치 자료인데요. 보면 Series B라고 적혀 있네요. Series B면 아주 성숙한 단계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또 엄청 극초기는 아니거든요. 링크드인이 2004년에 Series B 투자를 받을 때 금액이 약 100억이 넘는 걸로 알고 있고, 그게 또 20년 전 금액이니까 지금 물가로 따지면 최소 수백억 원은 된다고 봐야겠죠. 그러니까 이제 금액이 딱 커지면서 PPT에도 힘이 좀 더 들어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디자인은 아무래도 20년 전이라서 그런지 좀 투박하고 아주 세련된 디자인은 아니지만 PPT의 구성을 보면 우리가 앞서 살펴본 컨설팅 PPT나 성숙 기업의 투자 유치 문서와 상당히 비슷한 부분들이 많죠?
이렇게 같은 문서를 만들더라도 여러분들이 언제 어떤 상황에 놓여있느냐에 따라서 문서에 들어가는 내용이나 그 깊이, 범위, 디자인, 힘을 주는 정도가 모두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잘 참고해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프로페셔널 PPT: 프레젠테이션

그리고 컨설팅 PPT, 큰 규모의 투자 유치 문서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그 문서의 중요도가 높고 그 문서만 읽어도 그 기업에 대해 엄청 중요한 내용들을 엄청 자세히 알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빡빡하고 엄청 디테일하거든요. 그런데 전략·기획 관련 업무라는게 꼭 그런 것만 있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외부에서 일반 대중들을 대상으로 가볍게 우리 회사를 소개한다든지, 우리 내부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발표를 하거나 하는 경우에는 저렇게까지 디테일하게 PPT를 구성할 필요가 없거든요. 약간 Too Much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오히려 정반대로 요점만 콕콕 집어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심플, 간결하게 핵심 메시지를 잘 추리는 것이 더 중요하고, 더 효과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게 때로는 더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디자인은 심플해 보이지만 그만큼 적은 문장과 적은 데이터로 많은 사람들에게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원래 가장 단순한게 가장 좋다고 하잖아요. 하지만 또 그만큼 은근히 난이도가 있기 때문에 약간의 훈련이 필요한 스타일이기도 합니다.
여러분들이 컨설팅 PPT처럼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는 PPT를 잘 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더 중요한 것은 그때그때 상황에 적절한 스타일과 양식을 잘 판단하고 이걸 빠르게 잘 그려낼 수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유형의 PPT든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요한 거죠. 그래서 이 강의에서는 다 해볼 거에요. 그러니까 여러분들도 ‘이런 이유로 이걸 다 배워두면 좋구나~’ 하는 생각으로 잘 따라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맺음말
자, 여기까지 전략·기획 분야에서 자주 사용되는 PPT 유형과 그 스타일들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다음 강의에서는 그렇다면 좋은 PPT란 무엇이고, 나쁜 PPT란 무엇인지와 함께 우리가 PPT 만드는 법을 배우고 그걸 가지고 PPT를 하나하나 만들어 나갈 때 꼭 지켜야 하는 6개 원칙이 무엇인지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PPT 기능 잘 쓰고, 막 있어 보이게 슬라이드를 만들어도 이 6개 원칙을 잘 지키지 못하면 좋은 슬라이드라고 할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디테일한 스킬들을 배우기 전에 꼭 먼저 이 6개 원칙들에 대해 먼저 짚어보고 넘어가 보려고 합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마저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